보도자료

[2012-01-12] "부실의대 필터링, 의사 신뢰 회복하는 첫걸음"

작성자
의평원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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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의대 필터링, 의사 신뢰 회복하는 첫걸음"

안덕선 의평원장, 평가인증 의료법 개정안 통과 소회
"학생 불이익은 오해…의학교육 질 높아질 것"


기사입력시간 2012.01.12  14:46:27
의협신문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부실의대 졸업생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하는 이른바 '서남의대법'이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인증을 획득한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시행해온 의대 인증평가를 의무화한 이 법안을 두고 의료계는 요즘 고무적인 분위기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고려의대)은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의대 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것은 단순 교육적 측면을 넘어서는 의의가 있다"며 그간 소회를 밝혔다.


"한국의 모든 의과대학이 교수 인력, 실습 환경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교육기관이 되는 겁니다. 우리가 나서서 엄격하게 평가하는 것을 보여주면, 자율규제의 파트로 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는 결과도 가져오게 되는 거죠."

의대를 비롯해 간호대학, 치의과대학 등 의계열 대학 교육인들은 수년 전부터 평가인증제를 의무화하기 위한 토대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손을 잡고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11월에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기국회에서 고등교육법과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 FTA 체결 등으로 하반기 국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통과를 낙관하기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아쉬운 대로 '다음'을 기약하던 안 원장에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격려해준 이는 허윤정 민주당 보건복지 전문위원이었다.


"작년 마지막 의평원 행사에 허 위원이 왔어요. 내년에 다시 기회를 도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아직 안 끝났다며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다음날 법안 소위를 통과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소위를 통과하면 거의 다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길 듣고서도 어찌나 불안하던지…."


이로써 유일하게 인증평가를 거부해온 서남의대는 법이 시행되는 2017년까지 교육환경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의대 졸업생들이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지만, 안 원장은 제도의 목적이 의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있는 만큼 학생들의 피해는 없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한 번 평가로 부실의대 낙인이 찍히는 게 아니에요. 3번의 기회를 주고도 나아지는 게 없는 의대에 적용됩니다. 2차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면 소속 학생들의 전학 플랜을 짜기 시작할 겁니다. 학생들이 손해 볼 것은 없어요. 오히려 교육 질이 낮은 의대를 기피하게 돼 전체적으로 수준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아쉬운 점은 남아 있다. 의학교육 전문가의 입장에서 의대 졸업 전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면허 취득 이후 보수교육 등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로 교육기관이 이원화 돼 있는 점은 제도적 허점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무부처를 보건복지부로 통일하고, 의평원과 같은 민간기관에 실무를 위탁해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를 일관성 있게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안 원장의 생각이다.


의학교육이라는 대명제 아래 여러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그의 우선적인 목표는 의평원을 평가기관으로 '잘'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75개였던 평가항목은 올해 100개로 대폭 늘어나고, 학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보고서도 받을 예정이다.


"미국 평가항목이 125개이니, 이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미국 AMC, 영국 GMC(General Medical Council) 같은 기관은 평가 하나 잘해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데, 우리라고 그렇게 안 되겠습니까. 무형자산, 돈으로 살수 없는 가치가 인정받는 사회… 평가란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