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인사말
의평원의 지난 세월을 지켜오신 역대 원장님들과 여러 선배님의 헌신에 힘입어 우리 의평원은 국내 및 국외에서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구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의평원의 책임을 맡게 된 저로서는 의평원의 현재 위상을 유지하는 것에 더해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의평원을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의욕과 더불어 부담 역시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의평원은 지난 1999년에 신설의대에 대한 예비 평가를 시작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기본의학 평가인증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기본의학 교육 수준 향상에 큰 보탬이 되어 왔습니다. 이 같은 실행기구로서의 역할에 더해 평가인증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는 의학교육 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평가인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과대학의 무분별한 신설을 억제하였고, 의과대학의 교육자원과 교육과정의 구조적 표준화를 이끌어왔습니다.
또한, 국제적 수준의 의학교육을 담보하는 다양한 혁신적 교육과정의 확산을 촉진하는 등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선진화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고 자부합니다. 이 같은 의학교육계 내부의 변화에 더해 의평원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고등교육법과 의료법의 개정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의과대학에 대한 평가인증을 의무화함으로써 부실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의과대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제도적 뒷받침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에 더해 국내적으로는 교육부의 고등교육 프로그램 평가인증기관으로 2014년에 지정받은 바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세계의학교육연합회로부터 의과대학 평가인증기관으로 2016년에 인정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의평원에서 진행하는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국내외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의평원의 성과 달성에는 지금까지 의평원을 이끌어 오신 여러 선배님의 노고와 더불어 피평가기관인 의과대학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심 역할을 하였음은 우리 모두 인지하는 바입니다. 또한, 의평원이 이룩한 외형적인 성과의 이면에 평가인증의 효용성 및 공정성에 대한 의문, 평가인증 과정 자체에 대한 피로감, 평가인증 관련 의학교육 단체와의 소통과정에서 불거진 불협화음과 같이 의평원이 이룩한 성과를 퇴색시키는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되어온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비록 불편하더라도 이 같은 문제점을 제대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나가는 것이 의평원의 새로운 집행부에 부과된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지난 10여 년간 의평원이 “세계의학교육을 선도하는 국제수준의 평가인증”을 목표로 활동하여 왔다면, 앞으로의 10년간은 “사회와 의학교육 기관으로부터 신뢰받는 평가인증 전문기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것이 저를 의평원 원장이라는 중임을 맡겨주신 여러 선생님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인증 전문기구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보하기 위해 저는 제 임기 동안 크게 4가지 과제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의과대학을 포함한 의학교육 관련 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위한 체계를 정비하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평가인증 과정에서 유발된 불필요한 오해와 불만을 최소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평가자 역량 강화와 평가단 별 차이를 최소화하는 평가/판정 체계를 구축/강화함으로써 평가의 신뢰성을 제고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평가인증의 타당성을 강화하는 평가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즉 평가인증 기준 및 판정체제의 개선, 중간평가의 내실화, 그리고 평가인증의 성과 측정 지표 개발 등을 통해 피평가기관에서 평가인증의 당위성과 효용성을 실감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 및 피평가기관에 대한 의평원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의평원 자체적인 질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평가인증의 결과가 피평가기관의 발전에 환류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평가인증의 본래 목적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제 임기 동안 의평원이 피평가기관과 괴리된 존재가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양질의 의료인력을 사회에 배출한다“라는 의학교육기관의 궁극적 목적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선 의평원 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학교육계의 여러 선생님의 이해와 협력이 꼭 필요합니다. 의평원의 앞으로의 행보에 여러 선생님의 애정 어린 격려와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2022년 3월 1일
(재)한국의학교육평가원 원장 안 덕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