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SUMMARY
2020 한국의 의사상 연구 리뷰
기획위원회 연구개발팀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미권 선진국이 1960년대부터 의사의 역할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목표와 실천 방안을 제시한 이후,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는 각 나라별로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여 2014년까지 각 나라마다 ‘Global Role of Doctor’라는 이름으로 의사의 역할을 규정하여 공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1세기 의학교육에 관한 보고서’(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 ‘Respect 100’(한국의학교육평가원) 등의 연구보고서가 발간되었으며, 의료 윤리 영역에서의 작업들은 의사윤리선언, 강령 혹은 지침 등의 이름으로 단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2011년, 대한의사협회 정책과제로서 Global Role of Doctor 작업이 시작되었고 2013년에 대한민국 의사들의 ‘덕목’, ‘역할’, ‘가치’, ‘역량’과 ‘책무’ 등의 명제에 대한 의료계와 사회 각계의 의견을 모으는 정책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연구의 최종 산출물은 ‘한국의 의사상, 2014’로서 한국의학교육협의회에서 ‘한국의 의사상 5th(2014)’으로 승인되어 발표되었고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보급된 바 있다.
‘한국의 의사상’은 2014년 공표된 이후 성과바탕교육과정 및 전공의 수련과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평가에 활용되어 왔으며 점차 그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즉, 이를 통해 한국에서의 기본의학과정, 졸업 후 의학과정, 평생의학교육과정으로 연결된 의사양성 체계 속에서 의사의 공통된 역량을 제시하였고 각 단계에서 일종의 기준(standards)으로 활용되는 것을 꾀하였으며, 실제로 의과대학 졸업성과, 전공의 공통역량교육과정, 지도 전문의 교육 및 의사평생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의사상, 2014’가 한국 사회에 공표된 후 7년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 사회에도 의료법의 개정이나 의료 환경의 변화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어왔고, 정부 및 사회 각 기관뿐 아니라 전문직종의 질-관리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는 추세이다. 이를 고려할 때 시대가 원하는 의사상을 적절히 반영함으로써 의사라는 전문직과 사회의 적절한 합의에 의한 의사의 덕목 및 역할에 대하여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담아야 할 것이다.
연구의 내용 및 범위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한국의 의사상, 2014’의 5개의 범주는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두되, 세부역량 항목의 내용 중에서 다른 범주와 키워드가 중복되는 등 내용이 유사한 경우 항목을 줄이거나 합쳤으며 새로운 개념이 필요한 경우 추가하였다. 유사한 역량에 대한 기술에 대해서는 각 범주의 시각에 따른 내용이 포함되어 바람직한 의사상에 대한 포괄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의사직, 보건의료직 및 비의료인 전문가 집단 델파이를 통해 ‘한국의 의사상, 2014’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합하였다.
먼저 델파이 1차 작업을 통해 기존의 세부항목의 키워드를 뽑도록 하고, 각 항목에 대해 그대로 유지, 조금 수정, 많은 수정 및 항목 삭제와 같은 의견을 받았으며, 각 항목에 대한 수정안 혹은 추가의견을 수렴하였다. 1차 델파이 작업 후 삭제 혹은 많은 수정이 필요한 경우 해당 항목을 없애거나 다른 항목으로의 통합을 시도하였으며, 추가된 내용에 대해서는 항목을 추가하였다.
이러한 집중작업을 통해 기존 65개의 항목은 54개의 항목으로 정리되었다. 각 항목에 대한 두 가지 안으로 2차 델파이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두 가지 안 중 선호하는 안에 대해 표기하거나 추가적인 의견을 받았다. 2차 델파이 후 집중작업을 통해 54개의 최종 항목을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한국의 의사상, 2021’은 이전 ‘한국의 의사상, 2014’의 역할 범주인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직업성’과 ‘교육과 연구’라는 다섯 영역을 유지하였으며 세부 항목은 삭제, 변경 및 추가 등을 하여 총 54개의 역할과 역량을 규정하였다.
‘환자 진료’ 범주는 ‘의학 지식과 진료 역량’, ‘환자안전’ 총 2개의 하위영역의 총 15개의 항목으로, ‘소통과 협력’의 범주는 ‘환자 및 가족(보호자)과 소통과 협력’, ‘보건의료인 및 사회와 소통과 협력’ 총 2개의 하위영역 9개 항목으로, ‘사회적 책무성’ 범주는 ‘공중 및 국제 보건활동’, ‘보건의료정책 참여’ 총 2개의 하위영역의 총 9개 항목으로, ‘전문직업성’ 범주는 ‘윤리와 자율성에 기초한 진료와 환자-의사 관계’, ‘전문직 주도의 자율 구제’, ‘전문직업성과 자기 관리’ 총 3개 하위영역의 총 14개 항목으로, 그리고 ‘교육과 연구’ 범주는 ‘교육’, ‘연구’ 2개의 하위영역에 총 7개 항목으로 구성되었다.
‘한국의 의사상, 2021’에서 범주별 핵심주제(항목당 단일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 환자진료: 지식과 술기, 존중과 신뢰, 환자 중심 태도, 근거중심의학, 충분한 정보 제공, 환자결정 존중, 의무기록, 환자의 고통(삶의 질), 의학의 한계 인정, 환자안전 교육, 환자안전 조치, 환자안전 관련 소통, 응급처치 및 이송, 환자안전 질 향상, 약물 부작용
- 소통과 협력: 경청과 공감 표현, 소통이 어려운 환자, 환자가족 존중, 동료 존중, 협진, 타 직종에게 정보제공, 직종간 교육, 관련 기구와의 소통과 협력, 보건의료 정보제공
- 사회적 책무성: 공중보건 요구도 파악, 공중보건 지식 습득, 공중보건 활동 참여, 취약계층 건강 형평성, 미래 변화 대응, 자원 형평성, 보건의료체계의 리더, 국내외 재난, 국제협력
- 전문직업성: 역량 범위, 과장된 홍보 금지, 의사의 자율성, 환자의 비밀 보호와 정보제공 원칙, 전문직 경계, 이해 상충, 환자 가치관/신념 존중, 의료법과 윤리 지침, 전문직 단체, 전문직업성 훼손, 자율규제, 직무와 사생활 균형, 의사 자신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 의사 직무 보호, 의사 자신의 건강 문제 접근
- 교육과 연구: 평생 학습, 교육자 역할, 동료 평가, 연구 원칙, 연구 방법, 연구 활용, 연구윤리
연구결과 활용계획
‘한국의 의사상, 2021’은 ‘한국의 의사상, 2014’의 취지를 이어받아 한국의 의사들이 갖추어야 하는 덕목과 역량 및 의사 사회 내부나 사회에서 의사라는 전문직업인에게 기대하는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시대의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는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미래 발전을 지향하는 ‘한국의 의사상’의 개선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정 기간마다 ‘한국의 의사상’에 대한 여론 조사 및 전문가 검토를 통한 보완작업 체계를 갖추고 이를 실행할 실무그룹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과 결과물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행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한국의 의사 양성체계 각 단계에서의 성과 규정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이나 평가 내용 등의 업그레이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사 책무성 강화 노력을 대내외에 알리고 이를 통하여 의료 관련 국제기구(WHO, WFME)의 기준 준수는 물론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