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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 Serve Lead 2024:
The AAMC Annual Meeting 참석 후기
(Atlanta, Georgia, Nov. 8-12)
전남의대 한의령 교수
지난 9월부터 사회적 책무성을 교육과정에 통합하여 운영하고 여러 교육 프로그램이나 임상 진료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책무성을 실현하고 있는 서던 일리노이 의과대학(Southern Illinoi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 해외연수 중으로 AAMC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참석한 계기를 통해 제가 경험한 AAMC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처음 참석한 AAMC의 소감은 Humanity와 함께 하는 의학교육이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하는 의학(Medicine)과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주제가 빠지지 않는 교육,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노력을 말하는 학회였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첫 번째 세션:
희망을 담아 환자에게 첼로를 연주했던 3학년 학생과 ‘당신은 누구이며,
삶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라는 깊은 울림을 주었던 Scott Pelley (60분 진행자)
AAMC의 첫 번째 인상깊은 부분은 학회의 시작을 알리는 기조강연이 음악과 함께 항상 진행되었습니다. 첫 기조강연은 의학과 3학년 학생의 ‘일출’ 첼로 연주로 시작되었습니다. 임상실습 동안 항상 들고 다닌 첼로로 장애가 남은 외과 환자이지만 그의 수술 후 회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준 첼로 연주 일화는 강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은 미국 60분 진행자인 스콧 펠리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폭력, 갈등의 최전방에서 삶을 지키려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일화를 통해 청중에게 묻는 “Who you are?”, “Life is asking, what’s the meaning of you?”라는 질문은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어지는 질의 응답 시간에 ‘양 극단의 세상에서 민주주의를 망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정보의 독(poison)’이라는 답변과, 토론에는 승자와 패자가 없으며 서로의 의견을 듣고 답하는 것이다. ‘어려운 질문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해 ‘어려운 질문은 답변자에게만 어려운 것이지, 질문자는 다소 불편한 질문이더라도 공손한 자세로 물으면 된다.’라는 답변이 인상 깊었습니다. 두 번째 기조강연은 전공의의 노래로 시작하여 마이크로소프트 전 최고경영자의 인공지능에 관한 우려와 긍정적인 시선에 대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의료 생태계의 변화로 인공지능 사용은 늘어날 것이며, 데이터 사용과 처리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고 소외된 계층에게는 의료 형평성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세 번째 기조강연은 팝과 함께 AAMC 이사장과 회장의 담화로 진행되었습니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시대에 회복력(resilience)과 도전하는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네 번째 기조강연은 건강한 미래를 위한 과학적 발견으로 코로나 백신과 희귀질환(Castleman disease) 치료제를 발견한 젊은 과학자들과의 담화였습니다. 이들은 ‘블랙박스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라는 연구질문을 항상 던졌고, 연구수행에 가장 적합한 동료 연구자들을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환자들로부터 동기 부여를 받지만 사실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은 우리가 도울 수 없었던 환자들로부터 동기 부여를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인상깊은 부분은 학회의 꽃인 Medical Education Research, 의학교육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MESRE(Medical Education Scholarship Research and Evaluation)1 입니다. AAMC는 회원 개개인의 전문역량 개발, 리더십 개발, 네트워크 또는 협업 기회 등을 제공하고자 공통 관심사로 구성된 그룹들(affinity groups)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ffinity group 중 하나로서 의학교육과 의학교육자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교수개발, 교육과정 개발, 의학연구, 평가를 담당하는 그룹이 GEA(Group on Educational Affairs)입니다. GEA는 미국 내 중부/북동부/남부/서부 등 지역별 하위그룹들이 있으며, 기본의학교육/졸업후교육/평생교육 등 교육 범주별로 세분화되어 있는 모든 연구 관련 소그룹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에 MESRE는 GEA 활동 중 의학교육 연구 및 scholarship을 촉진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 National Grant, Regional Grant, RIME papers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AMC 학회 기간 저의 멘토이자 MESRE의 새로운 회장이신 한희영교수님과 동행하게 되어 MESRE 활동을 잠깐이나마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첫날 GEA 연회에서는 지역별 그리고 교육 범주별로 흩어져 있었던 회원들이 온라인이 아닌 직접 대면으로 만나는 자리로 한 해 동안 수고했던 faculty, staffs을 소개하고 감사 인사 나누며, 업적을 시상하는 자리였습니다. Faculty뿐만 아니라 AAMC 소속 또는 대학 소속의 전문적인 staffs도 많아 다양한 구성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MESRE session에서는 MESRE(national) 소개와 지역별 MESRE 그룹들의 활동 및 현재 진행 중인 연구지원사업을 소개하며, 소그룹 통의를 통해 참석자들의 연구 관심사를 공유하고 연구 관련 논의와 네트워크 또는 협업 제안 등이 이뤄졌습니다. 셋째 날 RIME의 panel session은 Academic Medicine 학술지 부록인 RIME(Research in Medical Education)에 최근 게재된 논문들의 연구발표와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였습니다. 넷째 날 또다른 RIME panel session에서는 시각을 넓히고 렌즈를 조절한다는 의미의 시간으로 새로운 시선이나 관점이 돋보이는 논문 결과 발표 시간이었습니다. 그 중 인상깊었던 논문은 학술지의 문지기(gate keeper) 역할을 하는 대표 편집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로서 학술지의 견고함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시선과 새로운 생각을 담으려고 하는 편집자들의 관점을 탐색한 논문이었습니다. MESRE의 역할은 의학연구에 관심있는 회원들에게 다양한 연구의 세계로 진입을 돕기 위해 협업을 위한 관계망을 넓혀 주고, 다양한 관점과 참신함을 얻을 수 있도록 정보의 장을 열어주며, 교육 현장에 적용해 볼 것을 제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 번째 인상깊은 부분은 한국인 교수들이었습니다. 이들 모두 공통점은 한국인이었으며, 공통 관심사는 의학교육이기에 지역별로 많이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AAMC 학회를 통해서라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직접 만나 담소를 나누고 서로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뵙지만 한국인의 정다움이 있어서 편안했고 AAMC의 주요 위원들로 활동하는 모습이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전체가 참여하는 기조강연을 제외하고 AAMC의 거의 모든 세션은 소그룹 토의로 진행되어 서로 인사 나누고 의견을 묻고 듣는, 즉 참여하는 학회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1월 USMLE Step I 시험이 합격/불합격 평가로 바뀐 이후, 각 대학 현장에서 겪고 있는 학생과 교수진의 고충과 문제점에 관한 논의나 최근 미국에서 Private Equity가 병원이나 physician groups을 대거 인수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병원들의 감소 이외에도 당장 전공의 수련 문제 등 의학교육과 의료계 현안들에 관한 논의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1 MESRE는 영어단어 ‘measure’와 동일하게 읽음